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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3일차) 제주도 관광객 느낌 물씬 - 한라산 등산코스 영실 + 제주제트

9년 전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에서 백록담을 보러간 적이 있다. 한라산이 얼마나 힘든 산인지, 높은 산인지 아무것도 모른채로 단지 내이름은 김삼순의 한 장면만을 생각하고 한라산행을 결정했었다. 삼순이가 한라산에 오른 날도 비가 세차게 내리는 궂은 날씨였고, 우리가 등산을 시작할 때도 우비를 쓰고 있었기때문에 힘들겠다는 걱정보다는 우리도 삼순이가 된 것같다며 마냥 즐거웠었다. 다행히 한라산 정상은 날씨가 좋아서 운이 좋아야만 볼 수 있다는 백록담을 봤고, 내려오는 길은 다리가 너무 후들거려서 무려 왕복 8시간 한라산 등산을 했었다. 그 후로 부모님과 한라산 영실코스를 한 번 왔었는데, 그 날은 정말이지 날씨가 너무 안좋아서 살아 돌아온 것이 다행일 지경이었다. 궂은 날씨때문에 산행이 힘들었는지 어쨌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 두려움이 없었거니와, 영실코스의 매력에 대해 예찬하는 많은 분들 덕분에 또 다시 영실코스로 한라산 등산을 하기로 했다. 

 

차를 타고 영실매표소를 찍으면 구비구비 산길을 올라가게 된다. 매표소가 나오면 계산을 함과 동시에 2.5km정도 직진하세요~ 라는 안내를 들을 수 있다. 차를 타고 더 구비구비 올라가면 주차장이 나오고,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사람이 많을 때는 이 주차장에 주차를 하려면 엄청 일찍 와야한다고 들었는데, 내가 갔던 날은 그래도 자리가 꽤 있었다. (평일 11시쯤)

 

코로나때문에 백록담을 보기 위해서는 한라산 탐방예약을 해야한다고 하는데, 영실코스는 예약은 필요없었다. 물하나, 김밥한 줄 챙겨서 등산을 시작했는데 마스크를 하고 끝없이 계단을 오르려니 너무 힘들었다. 사람이 없으면 좀 벗겠다만, 사람이 꾸준히 내려오고 올라가서 마스크를 벗을 수도 없었다. 시작점부터 1.5km가량이 A등급(어려움) 코스, 그 다음 2.2km는 B등급(보통)이다. 총 3.7km를 올라가면 윗세오름 대피소가 나온다. 여기서 난이도 C등급의 쉬운 코스를 2.1km 더 가면 남벽분기점이 나오는데, 나는 윗세오름 대피소까지만 가서 등산을 마치기로 했다. 

 

포장해온 김밥을 한 줄 먹고, 좀 쉬려고 했더니 햇빛이 너무 뜨거워서 바로 하산했다. 윗세오름 대피소까지 왕복 4시간이 채 안걸렸다. 평소 운동을 좀 하신 분들은 별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는 코스일 것 같고, 무릎이 안좋거나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꽤나 힘들 것 같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영실코스의 경치를 예찬하는 분들의 심정을 알 수 있었다. 다만 그늘이 별로 없이 오르는 등산길이라 아주아주 맑은 날은 뜨거워서 힘들 수도..

 

 

다음 코스는 서귀포 제주제트의 주상절리 제트보트! 여름에는 바다에서 제트보트를 타야 진정한 여름인 것 같다. 전날 네이버로 예약을 해서 성인 1인당 14000원으로 구매했는데, 현장에서 구매하려면 훨씬 비싸니 꼭 인터넷으로. 시간까지 예약을 했었는데 예약한 시간보다 좀 일찍 갔더니 앞 타임에 자리가 있다고 타라고 했다. 모자나 핸드폰 등 날아갈 수 있는 것들은 놓고 타라고 하고, 구명조끼를 입고 제트보트를 타고나면 간단한 설명과 함께 신나는 노래가 나온다. 둠칫둠칫

 

하지만 속도를 내서 타다보면 노랫소리는 하나도 안들리고 비명소리만 들린다. 너무 재밌다. 바닷물에 거의 샤워한 수준으로 젖지만 다들 깔깔거리고 웃느라 전혀 개의치 않는다. 물을 좀 덜 맞으려면 가운데 자리에 앉는 것이 좋고 사이드는 그냥 적셔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주상절리에서 풍경을 감상하는 관광객들과 서로 손 흔든 건 지금 생각해도 웃기다. 짧아서 아쉽지만(대략 15분 정도?) 너무 재밌었다. 만족! 올 여름이 가기 전에 제트보트는 또 한 번 타야지!

 

 

땀과 바닷물로 샤워한 제주 3일차 일지 끝.